콘돔이 찢어졌거나, 매일 먹던 피임약을 며칠 건너뛴 채 관계를 가졌거나. 이런 일이 생기면 머릿속에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게 “지금 몇 시간 지났지?”예요. 사후피임약은 이름 그대로 관계 뒤에 먹는 약인데, 효과가 시간에 묶여 있다는 점이 다른 약과 가장 다릅니다.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날수록 임신을 막을 확률이 눈에 띄게 떨어져요. 그래서 이 글은 “언제까지 먹어야 하는지”를 가장 앞에 두고, 종류별 차이와 부작용, 처방을 받는 경로와 대략적인 비용 순으로 정리했습니다.
사후피임약 종류, 72시간짜리와 120시간짜리
국내 약국에서 처방으로 받을 수 있는 사후피임약은 성분이 두 가지예요. 하나는 레보노르게스트렐 1.5mg이고, 노레보원이나 레보니아원, 포스티노원 같은 이름으로 나옵니다. 다른 하나는 울리프리스탈아세테이트 30mg으로, 엘라원이 대표적이에요.
둘 다 한 알만 먹으면 끝인데, 허용되는 시간이 다릅니다. 레보노르게스트렐은 관계 후 72시간(3일) 이내에 먹어야 하고, 울리프리스탈은 120시간(5일)까지 쓸 수 있어요. 시간 여유가 더 긴 쪽이 무조건 좋아 보이지만 처방받는 병원마다 두 약 중 하나만 갖춘 곳도 있고 약값도 차이가 납니다.
| 구분 | 레보노르게스트렐 1.5mg | 울리프리스탈 30mg |
|---|---|---|
| 대표 제품 | 노레보원, 레보니아원, 포스티노원 | 엘라원 |
| 복용 가능 시간 | 관계 후 72시간 이내 | 관계 후 120시간 이내 |
| 복용 횟수 | 1회 1정 | 1회 1정 |
| 처방 필요 여부 | 필요 | 필요 |
| 모유 수유 | 복용 후 수유 가능(상담 권장) | 복용 후 1주일 수유 중단 권고 |
| 약값(약국마다 다름) | 대략 1만 원대 | 대략 2만~3만 원대 |
작동 방식은 둘 다 배란을 늦추거나 막는 쪽이에요. 이미 자리를 잡은 임신을 중단시키는 약이 아니라서, 배란이 이미 끝난 뒤라면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는 한계도 같이 알아두면 좋습니다.

복용 시간이 왜 이렇게 중요한가
72시간이라고 하면 사흘 동안 아무 때나 먹어도 같은 효과가 날 것 같지만 그렇지 않아요. 레보노르게스트렐의 경우 24시간 안에 먹었을 때와 48시간을 넘겨 먹었을 때의 임신 예방률이 꽤 벌어진다는 자료가 여럿 있습니다. 자료마다 숫자는 조금씩 다르지만 첫날 안에 먹으면 90% 안팎, 사흘째 가까워지면 그보다 상당히 낮아진다는 흐름은 공통이에요. 울리프리스탈은 120시간 안에서 비교적 효과가 고르게 유지되는 편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이쪽도 빨리 먹을수록 유리한 건 마찬가지입니다.
기준은 간단해요. 관계 직후부터 시간을 세고, 병원 문이 열려 있으면 그날 안에 가는 겁니다. 밤이나 주말에 일이 생겼다면 다음 날 아침까지 기다릴지, 응급실로 갈지는 아래 처방 경로 부분을 보고 결정하면 됩니다.
먹는 방법 자체는 어렵지 않아요. 식사와 상관없이 물과 함께 한 알을 삼키면 되고, 두 알을 먹는다고 효과가 올라가지 않습니다. 다만 복용 후 3시간 안에 토했다면 약이 흡수되지 않았을 수 있어서 처방해 준 의사나 약사에게 다시 먹어야 하는지 물어보는 게 맞아요.
부작용, 대부분 하루 이틀이면 지나간다
한 알에 호르몬이 많이 들어 있다 보니 몸이 잠깐 놀라는 반응이 흔합니다. 가장 자주 나오는 건 메스꺼움이고 그다음이 두통과 피로감, 아랫배가 살살 아픈 느낌, 가슴이 뻐근한 느낌이에요. 대개는 하루 이틀 사이에 가라앉습니다.
많이들 당황하는 건 생리 주기 변화예요. 예정일보다 일주일 정도 빨라지거나 늦어질 수 있고 생리가 아닌 소량의 부정출혈이 며칠 보이기도 합니다. 이건 약이 호르몬 흐름을 건드려서 생기는 일이라 그 자체가 이상 신호는 아니에요. 다만 예정일에서 일주일 이상 늦어지면 임신 테스트를 해 보는 게 순서입니다. 출혈이 아니라 테스트 결과로 확인해야 마음이 놓여요.
- 메스꺼움과 구토가 심해서 약을 토한 경우에는 재복용 여부를 꼭 확인
- 복용 후 3~5주가 지나도 생리가 없으면 임신 테스트
- 심한 아랫배 통증이 한쪽으로 치우쳐 계속되면 병원 방문(자궁외임신 감별 필요)
한 생리 주기 안에서 여러 번 먹는 것도 권하지 않아요. 효과가 줄어드는 건 아니지만 주기가 완전히 흐트러지고 부작용이 겹칩니다. 자주 필요해지는 상황이라면 사후 대처가 아니라 평소 피임 방법을 바꾸는 게 맞고, 이때는 머시론 복용법과 시작 시기 글이 도움이 될 거예요.

처방 받는 방법, 어디로 가야 하나
사후피임약은 약국에서 그냥 살 수 있는 약이 아니라 의사 처방이 있어야 하는 약이에요. “약국에 가면 되겠지” 하고 갔다가 헛걸음하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습니다. 순서는 병원에서 처방전을 받고, 그 처방전으로 약국에서 약을 사는 거예요.
산부인과가 가장 익숙하지만 꼭 산부인과일 필요는 없어요. 가정의학과나 내과, 비뇨의학과에서도 처방을 받을 수 있습니다. 가까운 곳 중 문이 열려 있는 곳을 가는 게 시간 면에서 유리해요. 진료 자체는 길지 않습니다. 마지막 생리일과 관계 시점, 평소 먹는 약 정도를 물어보고 처방이 나와요.
밤이나 휴일이라면 응급실이 열려 있습니다. 응급실은 진료비가 평일 외래보다 훨씬 높고 대기도 길어요. 72시간 약이라면 다음 날 아침 외래가 열릴 때까지 기다려도 시간 안에 들어오는 경우가 많으니, 몇 시간 지났는지 먼저 계산해 보고 정하면 됩니다. 처방전을 받은 뒤 약국이 닫혀 있다면 공공심야약국 찾는 법을 참고하세요. 비대면 진료는 그동안 사후피임약 처방이 제한되어 왔기 때문에, 이용하려면 그 플랫폼에서 처방이 가능한지 먼저 확인하는 편이 안전합니다.
처방전을 받았으면 바로 약국으로 가는 게 좋아요. 처방전 자체는 보통 며칠 유효하지만 이 약은 하루하루가 효과와 직결되니 기간을 따질 일이 아닙니다. 약을 받은 뒤 약국 앞에서 바로 먹는 분도 많고 그게 가장 확실해요.
가격은 얼마나 드나
사후피임약은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예요. 그래서 진료비와 약값을 병원과 약국이 각자 정하고 지역과 시간대에 따라 꽤 차이가 납니다.
| 항목 | 대략적인 범위 | 비고 |
|---|---|---|
| 외래 진료비 | 1만~3만 원대 | 병원마다 다름, 야간이나 휴일엔 가산 있음 |
| 응급실 진료비 | 외래보다 수만 원 이상 높음 | 응급관리료 등이 더해짐 |
| 레보노르게스트렐 약값 | 1만 원 안팎 | 제품과 약국에 따라 다름 |
| 울리프리스탈 약값 | 2만~3만 원대 | 제품과 약국에 따라 다름 |
합치면 평일 낮에 외래로 가면 2만~4만 원 선에서 끝나는 경우가 많고 응급실을 거치면 그 몇 배가 될 수 있어요. 비용 때문에 망설이다가 시간을 넘기는 게 가장 손해라는 점은 기억해 두면 좋겠습니다.

자주 묻는 질문
사후피임약 72시간 지나면 소용없나요?
레보노르게스트렐은 72시간을 넘기면 허가된 범위를 벗어나요. 이때는 120시간까지 쓸 수 있는 울리프리스탈 성분을 처방받는 쪽으로 의사와 상의하는 게 맞습니다. 5일도 넘겼다면 사후피임약으로는 어렵고, 다른 방법이 있는지 병원에서 확인해야 해요.
사후피임약 먹고 생리가 늦어지는데 괜찮나요?
일주일 안팎으로 빨라지거나 늦어지는 건 흔한 반응이에요. 그래도 예정일에서 일주일 이상 늦어지면 임신 테스트를 해 보세요. 테스트는 관계 후 3주쯤 지나야 정확도가 올라갑니다.
사후피임약 복용 후 바로 일반 피임약을 시작해도 되나요?
레보노르게스트렐을 먹었다면 바로 또는 다음 날부터 평소 피임약을 시작하거나 이어서 먹을 수 있어요. 울리프리스탈은 호르몬 피임약이 효과를 깎을 수 있어서 5일 정도 기다렸다가 시작하라고 안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. 어느 쪽이든 시작 후 일주일은 콘돔을 함께 쓰는 게 안전해요.
사후피임약은 약국에서 처방 없이 살 수 없나요?
국내에서는 처방이 있어야 해요. 약국에서 바로 살 수 있는 나라도 있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그렇지 않습니다. 병원 진료부터 받아야 합니다.
체중이 많이 나가면 효과가 떨어지나요?
레보노르게스트렐은 체중이 70kg을 넘는 경우 효과가 낮아질 수 있다는 연구가 있어서 논란이 있어요. 울리프리스탈은 상대적으로 영향을 덜 받는다고 알려져 있습니다. 해당되면 처방 때 의사에게 체중을 말하고 어떤 성분이 나을지 물어보세요.
주의사항
- 항경련제, 결핵약(리팜피신), 세인트존스워트 같은 일부 약은 사후피임약 효과를 떨어뜨릴 수 있어요. 평소 먹는 약은 빠짐없이 말하세요.
- 이미 임신한 상태에서는 효과가 없고, 임신 중절 목적의 약도 아니에요.
- 성병은 막아 주지 않습니다. 걱정되는 상황이면 별도 검사가 필요해요.
- 복용 후 심한 복통, 어지러움, 실신 같은 증상이 있으면 바로 병원으로 가세요.
- 반복해서 쓰는 피임 방법이 아니에요. 자주 필요해지면 평소 피임법을 의사와 다시 정하는 게 맞습니다.
처방전을 받은 뒤 지금 열려 있는 약국이 어디인지 모르겠다면 내 주변 약국 찾기에서 영업 중인 약국을 확인할 수 있어요.
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안내이며, 복용 전 약사 또는 의사와 상담하세요. 개인의 건강 상태와 복용 중인 약에 따라 적합한 선택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.